갱년기가 되자 콜레스테롤이 갑자기 올랐다 — 저도 몰랐던 진짜 이유


책상에 앉아 건강검진 결과표를 진지하게 읽고 있는 40대 한국 여성의 모습. 옆에는 노트북과 영양제 병이 놓여 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공부를 하던 중 받아든 건강검진 결과지 — 콜레스테롤 수치가 왜 올랐는지, 그날 처음 제대로 들여다봤습니다.





작년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들고 잠시 멍했습니다.

총콜레스테롤 226mg/dL. 전년도엔 188이었는데.

식습관이 크게 바뀐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면서 배달음식도 줄이고 집밥을 더 챙겨 먹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수치는 도리어 올라 있었습니다. 처음엔 솔직히 '나잇살이 찐 탓인가' 싶었어요. 마흔 후반이 되면서 슬금슬금 늘어난 뱃살 때문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원인은 따로 있었습니다.



갱년기와 콜레스테롤, 연결고리를 알고 나서야

저처럼 식단이 크게 안 바뀌었는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오른 분이라면, 아마 에스트로겐 얘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막연히 "여성호르몬이 줄어드는 시기"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원리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에스트로겐은 간에서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제거하는 역할을 돕습니다. 갱년기를 거치며 이 호르몬이 줄어들면 간의 LDL 청소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우리가 먹는 음식뿐 아니라 간에서 합성하고 제거하는 균형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식단과 무관하게 수치가 오를 수 있습니다. 

즉, 제가 밥을 잘 챙겨 먹어도 수치가 오른 건 제 잘못이 아니라 몸의 시스템이 바뀐 것이었습니다. 이걸 알고 나니 억울함이 좀 사라지더라고요.

문제는 이처럼 호르몬이 감소하는 시기가 마침 살이 찌기 쉬운 갱년기와 겹친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훌쩍 뛰어오른 콜레스테롤 수치를 단순히 '나잇살' 탓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저도 딱 그 함정에 빠졌던 거죠.



HDL이 줄고 LDL이 늘어나는 이중 타격

더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콜레스테롤에는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HDL)과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있는데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고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혈관을 보호합니다. 하지만 폐경 후에는 에스트로겐이 거의 사라집니다.

한마디로 갱년기는 좋은 콜레스테롤은 내려가고, 나쁜 콜레스테롤은 올라가는 이중 타격이 오는 시기입니다. 단순히 총콜레스테롤 수치 하나만 봐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검진 결과지에 LDL 항목이 따로 있다면 반드시 확인해 보세요. 저는 그날 집에 와서 전년도 결과지를 꺼내 LDL 항목을 비교해봤습니다. 확실히 올라 있더라고요.



"그럼 여성호르몬 보충제 먹으면 되지 않나요?"

검진 결과를 보고 저도 맨 처음 든 생각이었습니다. 에스트로겐이 부족한 거니까, 보충하면 콜레스테롤도 내려가는 거 아닐까 하고요.

일부 환자들은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해 사용하는 호르몬 대체 요법(HRT)이 콜레스테롤 수치도 개선해 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에스트로겐이 포함된 약이므로 LDL을 낮추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의 주된 목적은 어디까지나 갱년기 증상 완화이며, 고지혈증 치료를 목적으로 호르몬제를 시작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콜레스테롤 때문에 호르몬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건 금물입니다. 반드시 전문의 상담이 먼저입니다.



그럼 에스트로겐 역할을 대신할 건 뭔가?

요즘 저는 사회복지사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온라인 강의 듣고, 교재 펼치고, 또 강의 듣고... 사실 운동할 여유를 핑계 삼아 미루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결과지를 보고 나서 남편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남편은 고혈압약을 복용하면서도 매일 헬스장에서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2시간씩 빠짐없이 합니다. 처음엔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혈관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던 거더라고요.

에스트로겐이 콜레스테롤을 관리하지 못한다면, 식단과 운동으로 역할을 대체해야 합니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루에 45분 이상, 중등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5일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남편이 그렇게 운동에 집착하는 이유를 이제야 이해했습니다. 약만으로 혈관을 지킬 수 없으니, 운동이 나머지 절반을 담당하는 거라고.

저도 강의 1회 끝날 때마다 20분씩은 걷기 시작했습니다. 공부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일석이조더라고요. 사실 스트레스도 콜레스테롤을 올리는 요인 중 하나거든요.



식단에서 신경 써야 할 것들

운동과 함께 식단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특별히 어렵지 않아요. 핵심만 짚겠습니다.

줄여야 할 것

  • 삼겹살·갈비 등 포화지방이 많은 붉은 육류
  • 새우·오징어·달걀노른자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고, 과다 섭취 주의)
  • 술 — 알코올은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 등푸른 생선 (고등어, 꽁치, 삼치) — 불포화지방산이 풍부
  • 현미, 귀리, 보리 등 수용성 식이섬유가 든 잡곡
  • 브로콜리,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

늘려야 할 것

저는 요즘 아침에 귀리를 넣은 밥을 먹고 있습니다. 처음엔 퍽퍽하게 느껴졌는데, 물 조절을 조금 달리 하니 이제는 꽤 먹을 만합니다.



수치 기준, 내 결과지와 비교해보세요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200mg/dL 미만,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은 100mg/dL 미만,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은 60mg/dL 이상, 중성지방은 150mg/dL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저처럼 총콜레스테롤이 200을 넘었다면, 일단 LDL과 중성지방 수치를 같이 확인해보세요. 어느 항목이 더 높은지에 따라 관리 방향이 달라집니다.



마지막으로 — 갱년기는 혈관 관리의 시작점

폐경 이전까지 상대적으로 낮았던 심혈관 질환 위험이 폐경 후 급격히 상승합니다. 환자 본인이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지금 저는 사회복지사 실습도 앞두고 있고, 공부로 바쁜 나날이지만 — 오히려 이 시기에 혈관 관리를 시작하길 잘했다 싶습니다. 갱년기는 몸이 '이제 혈관을 직접 챙겨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시기라고 생각하기로 했거든요.

건강검진 결과지, 서랍에 그냥 넣어두지 마세요. 특히 콜레스테롤 항목, 꼭 다시 한번 들여다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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